문손잡이
나는 문이 아니다.
그 옆에 붙어 있는 조그마한 손잡이다.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나를 돌리고,
누군가는 잠시 머뭇거리다 마지막엔 꼭 한 번 쥐고 나간다.
그 손의 감촉을 기억한다.
겨울엔 찬기 어린 손,
여름엔 땀이 살짝 배어 있는 손.
조금은 떨렸고,
가끔은 힘이 없었다.
하루에 수십 번,
나는 어떤 이의 망설임을 느끼고 어떤 이의 단호함을 통과시킨다.
하지만 언제나 나는 말이 없다.
어느 날부터 늘 오던 손이 보이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같은 위치에 있었고 그 손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 다른 손들이 나를 쥔다.
조금은 낯선 온기,
조금은 익숙한 리듬.
나는 안다.
사람은 문을 지나고,
나는 그 곁을 지킨다.
누군가 들어오고,
누군가 나간다.
나는 그저
다시 돌아올지도 모를 한 사람의 손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작가의 말
문손잡이는 문에 고정된 사물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사물보다 많은 ‘손’을 지나치며,
사람들의 감정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존재이기도 하지요.
당신은 오늘,
무엇을 붙잡고 문을 열고 나왔나요?
'별소리의 첫숨'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단편 《양말씨의 하루》 (9) | 2025.07.14 |
|---|---|
| 단편 《치즈의 독백》 (9) | 2025.07.13 |
| 단편 《붙잡는 힘》 (24) | 2025.07.11 |
| 단편 《빨대 누나의 마지막 무대》 (3) | 2025.07.08 |
| 단편 《거울 뒤편의 방문자》 (5) | 2025.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