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안에 남겨진 양말 한 짝
빨래를 다 걷은 줄 알았다.
세탁기 문을 닫기 직전, 안쪽 구석에 웅크린 회색 양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아무 생각 없이 집으려다 손끝에서 멈췄다.
이 짝은, 정확히 언제부터 혼자였을까.
나는 세탁물을 넣고 꺼내는 동안 그 짝을 제대로 찾아본 적이 없었다.
늘 함께 들어갔다고 믿었고, 항상 짝지어 나왔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쩌면 매번, 한 짝은 남겨졌는지도 모른다.
관계도 그렇다.
같은 날, 같은 공간을 지나왔지만 서로를 끝까지 지켜보지 않으면 언제든 어긋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어긋남은, 말보다 늦게 깨달아온다.
나는 양말을 꺼내 접지도 못한 채 세탁기 문을 닫았다.
다음 세탁 때면 혹시 짝을 찾을 수 있을까.

작가의 말
사소한 물건이 말해주는 감정이 있습니다.
한 짝의 양말은, 끝까지 지켜보지 못한 관계를 닮았습니다.
이 글은 ‘함께였다’고 믿었던 감정의 어긋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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